'부산국제영화제'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0.10.25 순회공연 / On Tour,2010
  2. 2010.10.25 샹트라파
  3. 2010.10.25 13인의 자객 / Thirteen Assasins
  4. 2010.10.25 그을린 / Incendies
  5. 2010.10.25 하트비트/Les Amours Imaginaires, Heartbeats, 2010
  6. 2010.10.25 사운드 오브 노이즈 / Sound of Noise
  7. 2010.10.25 파이를 위한 자장가 / Lullaby for Pi
  8. 2010.10.25 무법자 / Outside the Law
  9. 2010.10.25 벌꿀 / Honey
  10. 2010.10.25 아웃레이지 (Outrage, 2010)
2010. 10. 25. 04:44

순회공연 / On Tour,2010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던 TV 프로듀서 조아킴은 뉴 브륄레스크 쇼 공연단의 인터메조가 되어 고국 프랑스로 돌아온다. 볼거리로 가득한 그들의 환상적이고 기발한 스트립쇼는 프랑스 곳곳에서 크게 성공한다. 그러나 파리 대관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조아킴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프랑스의 지식인 배우 마티외 아말릭의 감독 데뷔작이자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왁자지껄한 순회공연 여정에서 언뜻 언뜻 느껴지는 진정성은 삶에 자신을 내던지고 맡겨버린 ‘딴따라’만이 뿜어낼 수 있는, 흉내 내지 못할 생기에 기인할 것이다. 실패한 프로듀서와 한물 간 스트립 걸이라는 2류의 초상,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외침, 이 모두가 삶과 예술에 대한 절박함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쇼라는 실시간 예술에 대한 오마주이지만 무대의 이면을 주로 다룸으로써 삶의 이면까지 성찰하는 방식도 뛰어나다. 화려한 원색과 과잉의 미학으로 넘치는 영화 속에서 마티외 아말릭의 우왕좌왕 불안한 캐릭터는 여전히 친근하다. (이수원)


2010. 10. 25. 04:26

샹트라파



어려서부터 장난꾸러기에 사진에 관심이 많던 니콜라는 커서 영화감독이 된다. 그루지아 체제를 비판하는 그의 영화는 검열 대상이 되고 결국 고위간부가 된 어린 시절 친구 바르바라의 도움으로 자유를 찾아 파리로 떠난다. 할아버지의 옛 친구 집에 머물며 시나리오를 쓰고 우여곡절 끝에 시사회 날이 된다.
올해 칸에 특별 상영된 그루지아 출신 거장 오타르 이오셀리아니의 자전적 영화. 창작의 자유와 예술에 대한 사랑, 영화 만들기의 의미에 대해 새삼 돌아보게끔 하는 자기반영적인 작품. 유연하면서도 관찰자적인 카메라 움직임은 종종 갑작스런 컷을 동반함으로써 편집상의 검열이라는 소재를 은근히 돋보이게 한다. 고향 그루지아를 대변하는 어린 시절, 특히 그 시절의 핵심 인물인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으며, 침묵 속에 이를 넌지시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은 환상성과 더불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이오셀리아니의 최신작. (이수원)
2010. 10. 25. 04:12

13인의 자객 / Thirteen Assasins


구도 에이이치의 동명의 작품(1963년 작)을 미이케 다카시가 초호화 캐스팅을 동원하여 리메이크한 사무라이 영화. 막부시대에 쇼군의 동생이자 포악한 영주인 나리츠구를 암살하기 위해 쇼군의 최측근인 도이의 요청으로 신자에몬을 중심으로 13인의 자객이 모인다. 그들은 나리츠구가 에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거사를 행하기로 한다. 그러나, 나리츠구의 경호대장 한베이 역시 신자에몬의 계획을 눈치채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
영화는 도이와 신자에몬이 나머지 12명의 자객을 모으고, 암살을 준비하는 과정과 한베이의 대응과정을 번갈아 가며 전개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13인의 자객 각각의 개성을 하나 하나 드러낸다. 아울러, 신자에몬과 한베이의 라이벌 관계도 함께 부각이 된다. 신자에몬 일행이 언제, 어디서 영주를 공격할 것인가에 대해 신자에몬과 한베이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긴장감을 더해간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50분은 비장미가 넘쳐흐르는 전투 씬이 펼쳐진다. (김지석)


2010. 10. 25. 04:08

그을린 / Incendies

엄마의 유언에 따라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 중동으로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 스토리. 공증인이 남매에게 읽어주는 두 장의 유서에는 남매가 죽었으리라고 생각했던 아버지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형제를 찾으라는 충격적 내용이 남겨 있다. 여정을 통해 두 주인공에게는 물론 관객들에게도 감당키 힘들, 유서 내용보다 더욱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고문의 추억’이랄까.
극적 남매의 여정이 그러하듯, 진실에 이르는 과정이 여간 드라마틱하질 않다. 그 극적 갈등‧긴장을 좇는 것만으로도 큰 감흥을 맛볼 수 있을 터. 2시간 10분여의 짧지 않은 러닝 타임이건만 과잉의 흔적을 찾기 불가능하다. 극적 안배, 호흡이 그만큼 빼어나다. 영화는 성찰적이자 사회비판적이기도 하다. 충격적 드라마를 통해 개인의 사연과 사회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사회사가 개인사에 얼마나 치명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우리 네 삶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가 등을 역설한다.
배우들의 호연, 음악 효과 등 시‧청각 층위에서도 내러티브 및 주제 층위 못잖은 수준을 갖췄다. 여로 모로 올 PIFF에서 입증될 캐나다 영화의 약진을 웅변하는 결정적 증거로서 손색없다. 아니, 시대를 넘어 미래의 고전으로 자리 잡을 문제적 걸작이라 할 만하다. 와이디 무아와드의 동명 인기 희곡을 영화화했다. (전찬일)

2010. 10. 25. 02:38

하트비트/Les Amours Imaginaires, Heartbeats, 2010



막역한 친구인 프랑시스와 마리는 파티에 갔다가 아도니스가 환생한 듯 한 미소년 니콜라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니콜라를 사이에 두고 둘 간의 신경전이 벌어진다. 모두에게 나긋나긋하게만 느껴지는 니콜라의 진심은 과연?
2009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급부상했던 캐나다의 촉망받는 젊은 감독 자비에 돌란의 두 번째 장편. 사랑과 우정이라는 영원한 테마를 동성애 및 삼각관계라는 틀 속에서 개성 넘치게 연출했으며, 전편 <나는 엄마를 죽였다>와 마찬가지로 감독 자신이 배우로 등장해 내성적인 게이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화려한 색채와 뛰어난 음악 선곡으로 신세대의 톡톡 튀는 감성을 한껏 발산하기에 지루할 틈 없이 보는 내내 즐겁다.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출품작으로, 언론의 호평 속에 20대 초반 감독의 신선한 재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수작. (이수원)
2010. 10. 25. 02:29

사운드 오브 노이즈 / Sound of Noise


음악 알레르기가 있는 베테랑 경찰과, 일군의 음악 테러리스트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코믹 범죄 드라마이자 사상 최초의 뮤지컬 경찰 영화다. 베테랑 경찰인 아마데우스 바르네브링은 음악이라면 죄다 혐오하고 출생 이후 줄곧 청맹이나, 실은 재능 있고 유명한 음악 가문 출신이다. 오죽하면 이름이 아마데우스이겠는가. 여섯 명의 사운드 테러리스트들이 ‘한 도시와 6인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이란 이름의 음악적 테러를 벌이기 시작한다. 아마데우스는 수사에 착수하고, 그 이후 그의 삶은 큰 혼란에 빠져든다.
이 간략한 줄거리 소개만으로도 혹할 만하지 않은가. 2010년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서 첫 선을 보였으나 영화는 비평적 진지함과도, 여느 상투적 음악 영화의 엄숙함과도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은 결코 소음이 아니다. 음악이 진짜 주인공이라 할 영화는 주로 배경에 머물러온 음악 효과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그 혁신적 활용을 제시한다. 극히 흥미롭고 상상력 넘치는 방식으로. 음악과 드라마의 결합도 수준급이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평처럼, 이 영화는 규모 면에서는 작을지 모르나, 상상력 측면에서는 거대하다. (전찬일)

스웨덴 룬드 출생. 스웨덴 마르모 음악원을 졸업한 뮤지션이자 음악 교사, 감독 겸 작곡가이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정규 영화 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나 요하네스 슈테르네 닐슨과 함께 오랜 기간 여러 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만들어 오고 있다.
 요하네스 슈테르네 닐슨
 스톡홀름 미술대학 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자 만화가 그리고 감독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정식 영화 교육을 받은 적도 대학에서 관련 과목을 공부 한 적도 없는 그는 올라 시몬슨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영화를 만들어 오고 있다.
2010. 10. 25. 02:22

파이를 위한 자장가 / Lullaby for Pi


샘은 블루스-재즈 싱어로 아내 조세핀이 죽은 후 노래와 담을 쌓고 산다. 둘이 처음 만났던 호텔에서 <뜨거운 것이 좋아>를 보고 있던 중 연인과 다툰 여자가 갑자기 닥쳐들어 화장실로 숨는다. 문을 잠가버린 파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대사 없는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음악과 젊음이 발산하는 아름다운 에너지로 가득한 청춘 러브스토리. 뉴욕의 젊은 재즈싱어와 화가 커플의 사랑을 중심으로, 인생에서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이라는 문제를 다룬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언더그라운드적 분위기를 한껏 살려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화장실문을 사이에 둔 무대사 허밍에 의한 대화라는 설정, 그리고 블루스-재즈가 흑인들의 랩과 어우러지는 명장면은 음악이 발휘하는 소통의 힘을 표현한다. 영국의 미남 배우 루퍼트 프렌드(<영 빅토리아>, <오만과 편견>), 프랑스 여배우이자 모델 클레망스 포에지(<해리 포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포레스트 위테커 등 스타급 배우들이 총동원됐다. 재능 있는 프랑스 신인감독의 출현을 알리는 영화. (이수원)


2010. 10. 25. 02:13

무법자 / Outside the Law


1920년대 식민치하의 알제리. 사이드, 메사우드, 압델카데르 삼형제는 아버지가 프랑스 군인들에게 농지 소유권을 강탈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20여년이 지난 1945년 5월 8일, 가족들이 정착한 세티프에서 알제리 독립을 위한 시위가 발생하고 프랑스군에 의한 대량학살로 변질된다.
프랑스군에 의한 세티프 양민 학살 사건 및 알제리 독립운동을 다룬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문제작. 영화도 보지 않고 비판을 서슴지 않은 모 프랑스 국회의원의 망언과는 달리 프랑스를 비난하기보다는 알제리인의 입장에서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프랑스 식민시기 알제리를 성찰하고 있다. 교훈과 재미를 겸비한 작품으로 역사영화의 계보에 길이 남을 수작이다. 2006년 칸 남우주연상(<영광의 날들>)에 빛나는 배우들이 그대로 캐스팅되어 눈부신 연기를 보여주며, 특히 맏아들 메사우드 역의 로슈디 젬의 연기는 요즘 가장 바쁜 마그레브 출신 배우답게 감동 그 자체다. 정체성을 화두로 문제작들을 만들어온 알제리 출신 감독 라시드 부샤렙이 오랜만에 내놓은 칸영화제 경쟁 출품작이며 모든 프랑스 주요 일간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수원)
2010. 10. 25. 01:25

벌꿀 / Honey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외딴 숲 속을 헤매는 여섯 살 소년 유수프를 축으로 펼쳐지는 성장 드라마. 소년의 아버지는 양봉을 하며, 가장으로서의 삶을 근근이 꾸려나간다. 이래저래 아들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엄마는 내조에 충실할 뿐 아니라 현명하다. 어느 날 채집하러 간 아버지가 돌아오질 않는다. 기다리다 못한 소년은 아버지를 찾으러 나간다. 대체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게 다다.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니다. 이유를 할 수 없는 기이한 사건으로 아버지가 죽었지만, 그 사실은 영화 감상이나 이해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영화는 그 죽음을 마치 자연의 섭리인 양, 아무 일이 아닌 듯 드러낸다. 영화가 원하는 것은 그저 그 세 가족의 삶을, 소년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캐릭터들의 성격처럼, 아주 조용히.
영화를 특징짓는 것은 부재들이다. 눈길을 끌만한 볼거리도, 귀를 잡아 끌만한 들을 거리도, 드라마틱한 얘깃거리도 없다. 온통 없는 것뿐이다. 당연히 극적 재미도 없다. 그 비어있음이 다름 아닌 이 영화의 최대 미덕이다. 영화는 이른바 쇄말주의적 내러티브 및 스타일의 전형인 것이다. 하지만 그 느낌 그 개성은 여로 모로 비교될 법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것과도 판이하게 다르다. 그 거장의 영화 세계가 치밀한 계산에 의해 연출된, 인공적인 그 무엇이라면, 이 감독의 영화 세계는 양식적이란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터키 작가 영화의 최전선이라 간주될 만하다. (전찬일)
2010. 10. 25. 01:09

아웃레이지 (Outrage, 2010)



제15회란 기념적인 횟수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선정된 일본영화 중에는, 지금까지 우리 부산과 관련성이 깊은 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초대되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기다리고 기다렸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같은 영화가, 바로 이<아웃레이지>이다. 왜냐하면, 기타노감독에 있어서도 15번째의 연출작이자 , 무엇보다 “원점회귀”라 할 수있는 특유의 폭력묘사가 전편에 작렬하는 바이올렌스 액션은, <브라더>(2001) 이후 아니, 사극액션 이었던 <자토이치>(2003) 를 포함 시키더라도, 기타노 타케시란 감독으로서도 비트 타케시란 배우로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인 폭력영화는 7년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제목의 <아웃레이지>가 의미하는 “극악무도”란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기타노 감독은 등장인물을 어떤 식으로 죽일 것 인가란 프로세스를 먼저 만들어 낸 뒤에, 그에 맞는 스토리를 나중에 붙여 나가는 형식으로 작품을 완성시켰는데, 특필한 점은 이 영화에는 단 한 명도 선한 인물이 등장치 않는다는 점이다. 등장인물 전원이 “악인”으로 구성되어 과격한 바이올렌스 씬과 고문 씬 등이 난무하는, 흑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한 야쿠자들의 비정한 거래와 배신 등의 치열하고도 장렬한 권력 투쟁은, 마치 독을 독으로 제압하는 것처럼, 악은 악으로서만 제압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시원하고 통쾌한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보는 남자들을 위한 영화다. (양시영)